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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상한 고객들
    사회복지와 일상 2020. 8. 17. 11:51
     지난 8월 15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제3차 실습세미나가 진행되었다. 오늘 세미나의 주제는 영화 [수상한 고객들]을 보고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학생으로, 사회복지사로, 그 안에 담긴 다양한 의미와 해석을 토론해 보는 시간이다. 화상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으며 시간이 부족하여 별도로 자신의 의견과 궁금증을 보내온 학우님의 메일내용과 그 내용에 대한 나의 대답과 생각을 정리한다. 

    학우님의 메일


    [학우님]께 ! 

     

      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른 생각과 다른 의견에 대해서도 매우 매우 환영합니다. 또한 이렇게 의문이 생기고 표현하고 다시 생각을 나누는 과정이 세미나의 취지이기도 합니다.  영화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표현되는 것들은 하나의 의미와 하나의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선생, 교수]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매체를 통해 그 안에 담겨있는 철학과 가치를 기반으로 현상을 이야기 하지만 그 역시 어느 단편만을 보고 스스로 가지고 있는 지식체계안에서 해석해서 전달하는 것이라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역시, 이번 영화를 통해 학우님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몇 가지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사람이 사람을 돕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사람을 넘어서 지역, 공동체, 국가가 사람이 살아갈 수 있도록(존엄권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 정책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2. 사람이 사람을 돕는 것의 으뜸은 역시 [관계]이다. [관계]는 물질적인 지원이 아니라, 당신 옆에 내가 있다는 [정서적인 지지망]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사람옆에 사람, 사람뒤에 사람이 있다는 것이 저는 관계의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곧 신뢰와 믿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영화에서 (결국 자살하셨지만) 술한잔 기울이면서 고객님, 제가 친구가 되어드리겠습니다라는 그 말 한마디가 삶을 버티게 만든 힘이 된 장면이 그에 해당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3CzWim1aT0

    영혼수선공, 공황장애 기관사 

     

     

    3. 그런데 여기서 [관계]는 사회복지사, 보험판매원의 관계가 아니라. 사람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 즉 그 사람의 삶의 생태계 안에서 [관계]맺기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직업적으로 혹은 좋은 마음으로 관계가 수단이 되면 오래 가지 못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살고 있는 생태안에서 관계맺기가 필요합니다.

     

    4. 사회복지는 ‘사회적위험에 대한 공적인 대응’입니다. 사회복지의 개념은 나라마다, 국가마다 문화마다 다릅니다. 그리고 그것을 정치적으로 어떻게 형성시키느냐에 따라 다르게 발전합니다. 대한민국의 사회복지는 전쟁이라는 역사로 인해 초기 대단히 시혜적이고 잔여적인 개념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지금현재는 앞서 이야기한 사회적 위험에 대한 공적인 대응의 의미로 정치화되어야 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자본주의 발전에 의거하여 양극화 불평등화가 높은 수준으로 자리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서 이야기한 ‘[1] 사람이 사람을 돕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인권을 지키기위해(존엄성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 국가적으로 정책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라고 강조한 겁니다. 물론 현재 사회적 위험(가난, 질병, 노령, 퇴직, 이혼, 장애, 사고 등)에 처해있는 사람들 모두를 사회적 위험이라고 해야할까? 하는 의문에 쌓이기도 합니다. 그들중 일부는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사람도 있고, 노력하지 않은 사람도 있으며, 열심히 일하지 않은 결과 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복지정책이 오히려 도덕적 해이를 유발시킬 수 있다고 염려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회적 위험의 기본 전제는 이렇습니다. 열심히 일하는데도 노력하는데도 공부할 수 없고 일할 수 없고, 일을 하는데도 미래가 예측되지 않고 뿐만아니라 사는 게 힘이 드는 상황이라면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구조에서 발생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회적 위험이라고 명명하여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화에서 나온 다양한 상황들을 보면 보는 입장에 따라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서 그래, 저렇게 힘든데 왜 가족을 유학보내고 혼자 힘들어해, 어디 알바라도 뛰지 기타둘러메고 왠 낭만이야, 아니 가난한데 왜 애들은 많이 나아,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장면이어서 우리는 그 현재의 상황만 보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들의 그 이전의 삶의 단편들이 어떠했는지 더 깊이 있게 알아야 더 많은 것들을 이야기 하고, 그들의 삶의 괘적과 결과를 정확히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그 단면을 보고 영화감상처럼 상상에 의존해 판단합니다. 그렇지만 영화에서는 그들의 현재의 가난을 그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보여주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모두 열심히 살려고 하는데 그 가난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발선이 다르므로 아무리 열심 살려고 해도 그곳을 벗어날 수 없다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는 확실히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아니라 실제 사례 [송파세모녀]의 자살은 그들의 사회적 위험은 빈곤이 대물림 되었다고 증명되고 있습니다. 아버지때부터 병으로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여 아버지가 자살을 하고 고스란히 가난을 이어받아 하루 12시간 식당노동으로 어머니가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늦은밤 귀가길에 교통사고를 당하고 남아있는 두 딸, 그중이 큰 딸은 심한 당뇨로 노동자체가 불가능 하였습니다. 결국 남은 어린 딸이 편의점 알바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들에게 가난을 극복할 수 있는 노력이 없었을까요? 그래서 사회적 위험이라는 사회적 용어가 생겨난 겁니다. 쿠바의 김구라고 불리우는 [호세 마르티]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게으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성격이 고약한 것도 아닌데도 가난한 사람이 있다면 그곳은 불의가 있는 곳이다사회적 위험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5. 사회복지는 앞으로 [일상]을 지키는 것이어야 합니다. [병은 의사에게 약을 약사에서 일상은 사회복지사에게]! 너무 일상적이여서 [일상]이라는 단어가 특별하지 않습니다. 사람에게는 행복, 소득(부자), 희망, 미래, 가족이 있어야 한다고 영화에서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영화속 인물들에게 이 5가지가 존재하지 않더군요. 5가지가 지켜지려면 대표적으로 의식주, 질병, 노령 등에 대한 예측과 대비가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 현대사회는 예측과 대비가 되지 않는 사회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노력과 열심히 미래를 전망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일상이 무너졌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사보험]을 듭니다. 많은 보험회사들이 우리의 일상을 지킨다고 광고를 합니다. 평범한 오늘을 지켜준다고 합니다. 물론 전제는 많은 보험료를 내야 합니다. 그럼 일반 사보험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은 ? 

    https://www.youtube.com/watch?v=bBYRkqTx9hs 

     

    우리의 일상은 거시적으로 국가가 그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국가가 책임을 다하게 하기 위해 지역의 사회복지사가 국가를 대상으로 사회적 약자를 대신해서 요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에 이런 담론을 형성하기 위한 사회운동을 펼쳐야 합니다. 시민들에게 일상의 소중함과 일상이 무너지는 것이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는 인식을 펼쳐야 합니다. 그리고 공적인 연대(세금, 정책수립, 법 개정 등)를 이루도록 조직화 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는 일상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5. 사회복지사는 너무 바쁘다. 바뻐!!! 영화에서 보험판매원 류승범의 거의 사회복지사일을 하는 듯 합니다.(출처: 영화와 사회복지, 정재훈, 출판사 신정) 그래서 (예비)사회복지사로써 매우 부담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복지사의 전문영역은 매우 다양합니다. 보편의 사람들은 사회복지사를 직접지원, 대면지원으로만 생각하는데 앞서 열거한 1번부터 4번까지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많은 분야에서 자신의 고유 전문성을 지니고 정책가로, 대변가로, 지원가로, 중계자로, 옹호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슈퍼맨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개인을, 한 가정을, 한 지역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그러면 아마 입돌아갈 수도!!!), 그래서 여기서도 역할과 조직화가 필요합니다. 공동체가 그 각자의 역할과 기능을 유기적으로 잘 할 수 있도록 중계하고 조직하는 역할도 필요합니다. 다 할 수는 없으나 다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판을 짜는 것도 사회복지사의 전문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면서.

    . 개인부터 국가까지, 정서지원에서 정책설계와 입법까지, 이 광범위한 세계에서 여러분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와 역할이 어느 것인지 공부하시면서 설계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지역을 믿기시작하는 한 사람이 사람을, 지역을 변화시킵니다. (아래 영상의 포인트는 윌리엄스의 노력이 아니라, 윌리엄스의 노력에 믿는 사람(믿기 시작하는 단체)로부터 출발하였다는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pR-O6U2tVY

     

    마지막으로, 좋은 질문으로 시작해서 저와의 토론과 의견 교환을 해주신 [학우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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