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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론 - 신영복과 김기덕과 함께
    Dunk Shot 2021. 8. 29. 13:41

    20210828 연대북스

     

    1. 아주 어렸을 때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었다. 남들이 참 좋다고, 꼭 읽어야 한다고 샀다. 뽐낼려고 일부러 가방속에 넣지 않고 추운 겨울 손에 들고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페이지 읽다 그냥 던져버렸다. 진짜 재미없는 책이다. 밋밋하기 그지없다. 30년후 봄 다시 마주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내 가슴을 뛰게 했다. 문장 하나하나가 자극이다. 밋밋함은 칼날이었다. 연이어 읽은 신영복의 담론은 책이 칼이 되어 오는 내 나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 1년 넘게 성공회대학교 연구실과 기숙사에서 숙식을 한다. 덕분에 나는 점심에 한번 저녁에 한번 성공회대학교 뒷 산에 조성된 신영복 길을 걷는다. 대단한 축복이다. ‘담론을 읽을 때 마다 그 길을 다시 마주하는 듯 하다. ‘담론은 읽는 것이 아니라 걷는 것이다

     

    3. 19살부터 수 많은 일들 속에서 묻혀 있었다. 사실 현재도 묻혀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묻혀 있을 것이다. 나는 일을 꽤 잘한다. 일은 무섭지 않다. 그래서 일 못하는 사람이 싫다. 일 못하는 사람은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일까? 일보다는 관계가 늘 힘들었다. 일 하는 것 보다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 늘 어렵고 힘든 이다. 담론은 그것이 정상임을 말해준다.

     

    4. 무엇이 되고 싶어 공부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거슬러 올라가면서 물었던 질문을 찾고 싶은 맘이다. 내 의지로 선택했기에 일상의 의지박약이 불쑥 불쑥 솟아 오를 때 마다 한없는 자괴감이 스믈 스믈 올라온다. 시력이 약해지고 총기없음을 느낄 때 마다 공부도 때가 있다는 말이 열쇠가 되어 포기의 문을 열려고 한다. 담론은 원래 공부는 어렵고 힘든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해야하는 것이 공부라고 한다. 담론은 나에게 위로다.

     

    5. 문득 시를 외우고 싶다. 담론은 오늘 나에게 한 편의 시를 외우고 싶게 하는 갈망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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