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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율배반을 즐기는 우리의 자세
    연대북스 2020. 8. 12. 23:25

    연대북스 8월의 책은 [라이프 트렌드 2020 느슨한 연대] 이다. 속도감이 더해지는 세상과 사회이다. 코로나19로 속도는 직선이 아닌 계단 구조로 층층이 높아만 간다. 턱걸이하듯 겨우 따라잡으면 다시 직선의 절벽이 마주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도 알아야 사람노릇 할 것 같아 선택한 책이다.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19가 이 모든 상황을 더 빨리 몰고 왔다고 한다. 이전부터 변화는 있었으나, 우리는 그 변화를 선택할 수 있었던 시간과 우리 만의 합당한 변명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나름대로 그 변화를 선택하지 않아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잘 살고 있었던 일상이 있었다. 요즘의 일상을 가장 혼란스럽게 한 것은 사람들과의 소통방식, 쏟아지는 정보, 그런 방식과 정보를 다루는 기술이다. 우리에게 매우 낯설고 어려운 이 [방식, 정보, 기술][트렌드]라는 이름으로 일상을 주도하고 있다.

     

    [동거와 결혼, 이민국가, 겸직허용, 살롱문화와 애자일, 플뤼그스캄, 안티에코백, 기계인간]

      이건 말(言)이 아니다. 단어가 조합되기 전, 개별 단어만으로도 내 편과 네 편을 나누었다. 뿐만아니라 격렬한 토론의 결과는 ‘세상말세’니, 사회가 변해도 저건 아니지등등의 염려와 걱정이 앞섰던 주제들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함께 사용되거나 두 개가 어우러져 새로운 가치와 문화의 다양성으로 각광받고 있다. 말의 조합마저 때론 매력적이다. 느슨한 연대라니! 연대가 느슨하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이 안 된다. 논리만으로 정답을 말하는 시대가 지났다. 논리가 아닌 단어 조합에 담긴 본질이 중요하다. 이 본질을 정당화 하는 것은 인간의 가치와 욕구는 다양(多樣), 다채(多彩), 다각(多角)하고 게다가 비선형적 이다라는 인정이다. 그래서 단어 조합은 이율배반적이지만 [숙성]이라는 과정을 거치면 공유되고 합의된 인정에 도달된다.

     

    [베리칩, 인스타그래머블, 인플루언서, 에이지리스, 스테이너블 라이프, 탁쉬크리트]

      이건 말(言이)다. 말은 말인데 들어도 무슨 말이지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설명을 들어도 도무지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다. 어떤 방식으로 우리 생활과 연결되어 있는지 상상할 수 없다. 그래서 모른다고, 이해할 수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지만 트렌드란다. 이 트렌드로 벌써 많은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하고 나는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며 내 주머니를 연다. 에이지리스(Ageless)라니! 나이의 경계가 사라진다는 것이 어떻게 소비문화가 될 수 있단 말인가! 특정 대상을 정해놓고 소통의 방식을 일원화하는 시대가 아니라 세대를 아우르는 특성과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필요를 넘어 우리가 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일상에서의 소통과 관계를 위해서는 이것들이 지니고 있는 특성을 파악하고 ’반응‘하는 것이 우리의 자세일 것이다.

     

      그럼, 이율배반적인 본질을 숙성시키고, 일상의 소통과 관계의반응을 위한 우리의 자세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옳다고 우기지 말자, 정답이라고 말하지 말자. 이미 옳고 그름의 경계가 없는 세상이다. 정답이라고 말하는 순간 누군가는 그 정답을 오답이라고 몸소 보여주고 확인시켜 준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것에 위로받고 공감하고 열광한다.

     

      두려워하지 말자, 무서워하지 말자. 대다수의 사람들도 모르면서 산다(살고 있을 거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척할 뿐이다(이 확신은 어디서 나오는지 나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렇게 믿고 싶을 수도!).

     

      반응하고 대응하자. 생소하고 낯설다. 게다가 어렵기까지 하다. 그러나 밀쳐 버리지 말자. 무시하지 말자. 불이 났으면 우선 끄고 보는 거다. 이렇게 해야 하나 저렇게 해야하나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량의 물을 부어야 한다. 즉 빠른 반응과 대응을 많이 해야 한다.

     

      숙성시키자. 반응하고 대응하는 과정 속에서 생각하고 표현하고 토론하고 결정하고 다시 반복하여 숙성시키는 진득함이 필요하다. 그래야 길을 잃지 않고 우리 스스로를 믿을 수 있다.

     

      2020년 트렌드는 ‘느슨한 연대’이다. 이 역시 옳다고 우기지 말자. 느슨한 연대이지만 누구에게는 강한 연대가 필요하다. 느슨한 연대가 강한 연대로 숙성될 수 있도록 관계를 두려워하지 말고 소통의 방식과 기술에 반응하고 대응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이율배반을 즐기는 우리의 자세이다.

     

    * 이 원고는 2020년 8월 1일 연대북스에 참여해 주신 양원석 선생님과 연대북스 동료(정선, 계명, 현기, 민지, 선아, 누리, 예나)들의 이야기를 종합해서 쓴 것입니다. 따라서 창작과 표현의 주인은 그들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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