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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반성은 끝.연대북스 2020. 6. 1. 19:08
연대북스 5월의 책은 [그 쇳물 쓰지마라] 이다. 인터넷 뉴스를 읽고 시 형식으로 댓글을 쓰는 [제페토] 시인의 글이 모아진 시집이다. 사회와 사람의 이야기가 뉴스로 전해질 때는 하나의 [사건]이지만 詩로 전해지니 [삶] 자체가 된다. 그러나 그 [삶]에는 신이 없다.
책 선정 이유는 [공감]이다. 기부와 모금은 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공감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공감에 관한 다양한 생각을 좀 더 나누고 싶었다. 책을 열자마자 첫 페이지부터 우리 마음 속에 이미 익숙하고 무뎌진, 오래 전 사건들이 아픈 사람, 슬픈 사람, 외로운 사람, 괴로운 사람으로 공감되어 심장에 꽂히기 시작했다. 연대북스 참여자들은 시집에 펼쳐진 [사건]과 [사람]에 대해 공감이 너무 넘치고 넘쳐 자책과 반성의 분위기 마저 형성되었다. 나 역시 크게 한몫했다. 나는 울 준비가 되어 있었고, 지금보다 더 열심히 자원개발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솟구쳤다.
드디어 해결중심가족상담 이재원 전문가(강점관점실천 연구소, https://vo.la/Q1Bk)의 강의를 들을 시간이다. 우리는 이 분을 통해 [공감]의 개념을 이해하고 공감을 더 잘 하기 위한 기술을 배울 것이다. 그러나 이 기대는 그가 꺼낸 첫 마디에 깡그리 무너졌고 철저하게 봉쇄되었다.
“개인 반성들 그만하시고 이제 사회를 보셔야 합니다.”
1. 공감은 내 것이 아니다.
공감은 남의 마음에 들어가지만 여전히 그 마음이 남의 것이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공감은 클라이언트의 사적인(감정, 생각) 세계가 마치 당신 자신의 사적 세계인 것처럼 느끼면서도 그것이 정말로 당신의 사적 세계는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_ 칼 로저스. 제페토라는 시인은 문학가로서 상상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쓴 ‘시’를 통해 공감을 한 것이다. 사람들이 마치 자기인 것처럼 쓴 것이다. 하지만 사회복지사의 공감은 문학가의 공감과 달라야 한다.
2. 기대와 열망에 의식적 실천이 뒤 따라야 한다.
타인의 감정을 100% 공감할 수는 없다. 우리가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 필요한 것은 ‘상상력’이지만, 클라이언트 말을 무시하는 상상, 내가 해석한 것에 대한 상상은 매우 위험하다. 사회복지 전문가의 [공감]이 되려면 의식적인 실천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복지사업를 위한 자원 모으기]에 몰두하기보다 [복지대상자를 만드는 사회]를 경계해야 한다.”
3. 기부와 모금은 돈을 모으기 위한 ‘공감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다.
이때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 ‘인간’의 빈곤, 고통, 절망에 대한 공감을 앞세워 대상화 시킨다. 그러나 사회복지 전문가의 공감은 빈곤, 고통, 절망에 빠진 ‘인간’이 처해져 있는 상황과 그 상황을 만드는 사회구조에 불합리와 불평등에 대한 공감을 균형감 있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오늘 날의 사회복지실천은 잔여적 관점보다 사회적 관점의 실천기술이 필요하다. ‘개인’의 훈련, 지원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개인’이 속한 사회구조 개선을 위한 실천기술이 필요하다.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위험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이다. 그러므로 개인이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연대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복지권리’에 대한 [공감], 국가와 사회는 국민의 ‘복지권리’를 지켜야 한다는 [공감], 국민은 이것을 사회와 국가에 당연히 요구할 수 있다는 [공감]이 필요하다.
4. 손끝 말고 달을 보라
제페토 시인도 사회를 이야기하기 위해 사람을 가리킨 것이다. 제페토는 그의 문학적 상상력과 필체를 도구로 사람이 살고 있는 사회 속 정의를 말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도, 모금을 하는 사회복지사도 복지사업이 필요한 [사람]에게 향하여 있으되 결코 사회를 잊어서는 안 된다.
* 연대북스는 공유복지플랫폼에서 지원받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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